엊저녁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우리 집 라인 쪽이 아닌 반대편 라인의 입구 자동문 앞에
왠 하얀 페키니즈 한마리가 오도카니 앉아있는거 발견
가만 가만 다가가 손을 내밀었더니 약간 겁은 내는거 같은데 으르릉 대지는 않구.
- 너 여기서 머하니? 집이 어디야???
물론 -_- 대답은 못 하지만 재미있는건,
이 정도 질문을 하고 동물의 반응을 살펴보는것만으로도
최소한 얘가 집을 나왔는데 못 들어가고 있구나
혹은 단순히 지나가는 길이구나 혹은 작정하고 놀러나왔구나
하는것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래
이래뵈도 애완견과 같이 지낸 시간이 장난 아니거등
내가 기억하는 우리집에 동물이 없었던 적은 다 그러모아봤자 한달이 안될 듯
반응을 보아하니 (물론 내 추측 100프로지만은)
요 라인 즈음에 사는 집 강아지다
문이 열렸는지 어쨌는지 나오긴 나왔고
안 쪽에서 알짱거리는 개가 있으니 자동문이 알아서 문을 열어줬겠고
우왓. 하면서 나와봤더니 문은 스르륵 닫히고 얘한텐 당연히 카드키가 없으니 문이 안 열리고
예상치 못한 상황에 얘는 적잖이 당황했고 날은 어두워졌고 집에는 가고플 뿐이고 눈물은 날 뿐이고...
- 너무 소설을 썼군요 후훗
쨌든!
부드러운 하얀 털을 쓰다듬어주면서
너 얼른 집에 들어가~ 하고 문을 열어주었더니
쏜살같이 안으로 들어가 자연스럽게 계단으로 올라간다
길 잃은 아이에게 집을 찾아준 것 처럼
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
나 잘했지 ^^v
브이자를 그리며 남편에게 돌아온다
2층 정도에 사는 집 개인가봐
내 말에 남편이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
- 어떻게 알아? 목걸이 하고 있든??
아니 목걸이는 없구..
늘 다니던 길이니 저렇게 주저없이 올라가지
우리집 애들도 맨날 우리 다니는 쪽 계단으로만 내려오구
반대쪽으로는 갈 생각도 안 하거든요
막 웃는다
말만 안하지 쟤들이랑 의사소통 다 하는것 같다며.
우리 아파트에 은근히 동물 키우는 집이 많은 것 같다
일단 주말 아침에 본 엄청 똘똘해보이는 말티즈 한 마리하구
어제 내가 도와준 페키니즈 한 마리 접수
이 많은 집 중에 분명 야옹이 키우는 집도 있을텐데...
그 집은 어디일까. 누가 키울까. 어떤 야옹이가 있을까. 걔는 어떤 성격일까. 궁금궁금.